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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볼게요

문자로 본 미얀마와 한국의 유사성

by 리얼밀크티 2022. 8. 10.

미얀마에서 사용하는 말은 미얀마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달리 미얀마는 수많은 민족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나라기 때문에 민족마다 고유 언어가 있습니다. 단일 민족으로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편리한 나라인지 알고 싶으면 다민족 국가에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 가보면 됩니다.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가 바로 미얀마입니다.

비록 미얀마어라는 공통된 언어가 있지만 미얀마인들끼리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같은 나라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겪는 미얀마. 문자 또한 꽤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한글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지역에 상관없이 같은 글자를 보고 같은 발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문자를 배우더라도 단어나 지역에 따라서 발음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고 미얀마어가 우리보다 수준이 떨어지거나 체계가 없다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 자기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손에 꼽힙니다. 그 가운데 한 나라인 미얀마 문자는 처음 접할 때 상당한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문자가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같아보일 정도로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서 글자가 아니라 하나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죠. 거기에 발음이 같은 단어들이 제법있기 때문에 듣고 쓰는 것은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က () ခ () ဂ () ဃ () င (응아)
စ () ဆ () ဇ () ဈ () ည ()
ဋ () ဌ () ဍ () () ဏ ()
တ () ထ () ဒ () ဓ () န ()
ပ () ဖ () ဗ () ဘ () မ ()
ယ () ရ (/) လ () ဝ () သ ()
  ဟ () ဠ () အ ()  

표. 미얀마의 자음표

 

그런데 이 미얀마 문자는 우리 한글과 체계가 상당히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는데, 미얀마어도 자음과 모음이 결합해서 하나의 단어가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모음만 가지고 발음을 할 수 없으며 외국에는 없을 것 같은 받침도 미얀마 문자에는 존재합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참고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을 정도로 미얀마 문자는 알면 알수록 상당히 체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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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 모음 결합
က () - ာ () ကာ ()
တ () -ိ () တိ ()
ခ () -ု () ခု ()
ဆ () ေ- (에이) ေဆ (세이)
မ() -ယ္ () မယ္()
လ () ေ - ာ () ေလာ ()
န() -ို () ႏို()
ပ() -ံ () ပံ()

표. 미얀마어 자모음 결합 방법

 

받침의 경우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음을 활용해서 받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글은 받침이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미얀마어는 받침이 우측에 위치하고 있어서 받침이라는 것을 알리는 별도의 표시(- )가 있을 뿐입니다.

 

  က္ တ္ ပ္ န္ မ္ င္ ည္
အက္
(/)
အတ္
()
အပ္
()
အန္
()
အမ္
()
အင္
()
အည္
(//에이)
အိ   အိတ္
(에잇)
အိပ္
(에잇)
အိန္
(에인)
အိမ္
(에인)
   
အု   အုတ္
(오웃)
အုပ္
(오웃)
အုန္
(오운)
အုမ္
(오운)
   
ေအာ ေအာက္
(아웃)
        ေအာင္
(아웅)
 
အြ အြက္
(/)
အြတ္
()
အြပ္
()
အြန္
(/)
အြမ္
(으완/)
အြင္
(우윈)
 
အို အုိက္
(아잇)
        အိုင္
(아잉)
 

표. 미얀마어 받침(일부만 표기)

 

단지 우리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접해온 문자가 아니다 보니 생소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사실 한국인이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백지상태에서 배운다고 가정할 때, 같은 기간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미얀마어를 배우는 것이 언어를 더 빨리 익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선 어순이 우리말과 같은 데다가 부정표현이나 의문 표현이 모두 동사의 형태 변화를 통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평서문 동사 변형 부정문 및 의문문
အခ်န္ရွိတယ
시간 있습니다.
တယ  ->  လား။
습니다.  ->  습니까?
အခ်န္ရွိလား။
시간 있습니까?
အလုပ္မ်ားတယ္။
바쁩니다.
မ + V + ဘူး။
+ V
အလုပ္မ်ားဘူး။
안 바쁩니다.

표. 미얀마의 부정표현과 의문 표현 만드는 과정

 

성조가 없는 우리말과 달리 미얀마어에는 성조가 존재합니다. 3개의 성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리가 성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발음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어 역시 성조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발음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인이 이해를 못 하거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미얀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중국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자를 쓸 때는 성조를 따로 표시하지 않지만 미얀마어는 글자를 쓸 때 모음에 성조를 표기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어의 한어병음과 같은 보조적인 장치가 없어도 미얀마어를 익히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모국어 외에는 생전 접해본 적이 없이 처음 언어를 배운다는 가정하에 미얀마어가 다른 외국어보다 배우기가 쉽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글을 쓰는 데 있어서는 성조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언어라는 것이 쓰기보다 말하기에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다른 외국어보다는 배우기가 쉽다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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